2014년 말 비트코인을 알게 된 후부터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빠져 지난 5년 간 숨 쉴 틈 없이 달려왔습니다. 비트코인이라는 ‘돈’의 민주적인 (혹은 자유주의적인) 실험과 블록체인이라는 ‘신뢰 정보 인터넷’ 기술에 열광했습니다. 돈이라는 사회적 발명품의 디지털(네이티브)화, 보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의 금융 자산화, 인터넷이라는 개방된 환경에서 돌아가는 금융 서비스와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인터넷 경제공동체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눈 앞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트렌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스트리미라는 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스트리미는 “가장 신뢰받는 개방형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를 만든다”는 미션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인터넷 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앞둔 한국 사회에서 ‘과연 우리가 가장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녹아든 미션입니다. 현재 GOPAX를 운영하고 있는 저희 회사 스트리미는 지금껏 꽤나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로 저희는 위 미션에 초지일관 집중해 왔습니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망을 결제 인프라로 사용하는 송금/결제 서비스 ‘스트림와이어(StreamWire),’ 보안과 투명성이 핵심가치인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GOPAX),’ 안전한 가상자산 예치서비스 ‘다스크(DASK)’ 등 가상자산의 핵심 금융인프라 사업만을 수행해 왔습니다. 당시 대세로 여겨지던 폐쇄형 블록체인 사업, ICO, 거래소 토큰 등의 사업 제안은 모두 거부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단기적인 수익보다 고객과 이해당사자들의 신뢰를 우선시해 왔습니다. 수익 극대화보다 가상자산 금융 인프라의 안정적 운영과 그 기반기술 연구에 회사의 모든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ISO 27001, ISMS 인증과 같은 공인된 보안인증을 받고, 개방형블록체인 관련 최다 특허 보유회사가 되었습니다. 투명한 거래소 운영 원칙을 공표했으며,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전면 금지해 왔습니다. ‘묻지마 투자’와 ‘묻지마 상장’이 대세일 때에는 반대로 엄격한 상장 원칙을 도입했습니다. 경쟁사 대비 돈을 벌지는 못 해도 한 번도 법적 이슈나 해킹 등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사업하면 망한다”는 투자자들의 조롱 섞인 조언에도 한 번도 저희 원칙을 타협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5년 간 한 눈 팔지 않고 쉴 새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해외에서는 5년 전 스트리미의 비전이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을 하나의 새로운 자산군으로 인정하는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제도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도 금융사 및 빅테크 기업들이 이 산업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버드, 예일 대학기금 등 금융투자의 최상단에 위치한 펀드들이 가상자산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내에서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 좋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2년 전 방영된 TV 토론회에서 “비트코인은 사기다” 라는 코멘트가 보편적인 인식을 아직도 대변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시는 제 주변 지인들 대다수가 아직 비트코인 투자는 ‘묻지마 투기’로 인식하고 계십니다. 가상자산 광풍이 불던 2017–2018년 수많은 업체들의 사건 사고들과 사기행각들을 생각하면 현재 가상자산 투자와 연관된 부정적인 이미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바입니다. 또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적인 투자 정보의 부재는 그러한 인식들을 뒷받침하는 듯합니다.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미약하게나마 개선하고, 또 대한민국 블록체인 업계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산업에 접근하고 또 세상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GOPAX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배경입니다. 저 스스로 이 쪽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함과 부끄러움이 많습니다. 다만 지난 5년 간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업계에 대해서 고민해온, 또 험한 경영환경에서 초심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온 한 사람의 이야기로서 이 블로그를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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